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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다음 날, 떡국하루하루_음식과 문화... 2024. 2. 11. 23:22
설날 다음 날, 떡국을 끓여 먹습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떡국은 가래떡을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어슷썰기로 톡톡 썰어 맑은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입니다.
비슷한말에는 ‘병탕’이라는 어려운 낱말도 있습니다.
‘떡 썰기’ 하면 뇌리를 스치는 유명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한석봉이지요.
어렸을 때 한석봉은 어머니의 뜻에 따라 외지로 나가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석봉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나머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일까요? 어머니가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 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어머니의 입에서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난데없이 한석봉은 어머니의 경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동안 떡 장사를 한 어머니는 떡을 썰고 10년 동안 공부를 한 한석봉은 글씨를 쓰게 되었습니다. 단, 치명적인 조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불을 끄고 떡을 썰고 글씨를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잘 알려진 것처럼 한석봉 어머니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불을 켜자 어머니가 썬 떡은 고르게 썰려 있었지만, 한석봉이 쓴 글씨는 삐뚤빼뚤해서 도저히 못 봐 줄 정도였습니다.
한석봉은 다시 집을 나와 더욱더 공부에 열중하여 결국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그는 추사 김정희와 함께 조선 선조 때의 명필가가 되었습니다.
요즈음 ‘설맞이 한석봉 떡 썰기 대회’도 있다고 하니, 한석봉과 어머니의 이야기가 잘 전해 내려오는 듯하여 왠지 모르게 뿌듯합니다.

한석봉의 어머니가 썬 떡의 모양이 이러했을까요 ? 정성스럽게 연출된 사진입니다 .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다지요? 그래서 떡국을 멀리하려고 한 적도 있습니다.
“떡국이 농간한다.”라는 자주 활용되지는 않는 듯한 속담도 떠오릅니다.
능력과 재질은 다소 부족하지만 오랫동안 쌓은 경험과 연륜으로 일을 잘 맡아 해 나가는 것을 뜻하는 속담이지요.
떡국의 떡 모양은 엽전을 본떠 만들어진 것이라고요? 떡국의 떡을 길게 쭉쭉 늘여 가래로 뽑아 둥글게 만듭니다. 이것은 재산이 쑥쑥 늘고 아프지 말고 건강히 오래오래 살자는 축복의 뜻을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떡국은 먹는 맛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겉모양새도 중요한 듯합니다. 이러한 겉모양새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지단일 것입니다.
지단은 달걀을 풀어서 프라이팬에 얇게 부친 것입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나누어 부친 다음 이것을 가늘게 채를 썰어서 마무리하지요. 희고 노란 지단의 색이 눈을 더욱더 즐겁게 하고 식욕을 돋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지단에 조금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동안 떡국의 지단은 늘 가늘게 채를 썰어서 준비했습니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채를 써는 것이 가장 무난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는 별 생각 없이 습관적인 행동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마름모 또는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썰어 보았습니다. 조금 더 손이 가기는 하지만 새로워 보여서 좋습니다. 놀이를 하듯 써는 재미도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네모 모양, 또는 별 볼 일 없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또 다른 모양으로 썰어 볼까 합니다.
자, 떡국이 팔팔 끓고 있습니다. 상을 차리고 맛있게 먹을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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