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AK 갤러리 :: 테리 보더의 벤트 아트-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하는 한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이 아티스트의 아내도 고흐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두 사람은 해바라기꽃까지 좋아해서 자신의 집 뒷마당에 해바라기를 길렀습니다. 여름이 되면 뒷마당이 해바라기꽃으로 가득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뒷마당의 해바라기 꽃잎 하나가 바람에 살랑살랑 떨어졌습니다.

‘바로 저거야!’ 아티스트가 이 꽃잎 하나를 놓칠 리 없었습니다. 번뜩이는 영감을 얻은 아티스트는 쓱쓱 척척 작품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 작품이 바로 <해바라기 화가>이고 이 아티스트는 바로 테리 보더입니다.

이 세계적인 메이커 아티스트이자 사진가의 개인전이 가까이에서 열리고 있다니, 가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AK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테리 보더의 벤트 아트 체험-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해바라기 화가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덕영대로 924 AK플라자 6층 AK갤러리(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AK플라자로 연결됩니다.)

 

전시 기간: 2024년 3월 1일~2024년 4월 14일

운영 시간: 월요일~목요일 10:30~20:00  금요일~일요일 10:30~20:30 

*무료 전시로 갤러리에 들어가실 때 입장료 없습니다.

무료 도슨트 프로그램

*화요일~금요일 평일에는 11:30~15:00

*토요일~일요일 주말에는 11:30~18:00

전문 도슨트의 작품 해설을 들으면서 테리 보더의 작품 세계를 좀 더 넓게, 좀 더 깊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프로그램 이용 시간이 지나 작품 해설을 듣지 못했지만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이용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벤트 아트 세계로의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 할인 이벤트

벤트 아트 체험 프로그램으로 쿠키, 땅콩, 색색깔의 철사 등 다양한 재료를 직접 만져 보며 자신만의 벤트 아트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체험비는 5,000원이지만 할인 이벤트를 이용하시면 3,000원입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재미있는 벤트 아트 체험을 하고 귀여운 작품들을 구경하면서 즐거워합니다.

할인을 받는 방법: AK 갤러리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하시고 지정 해시태그와 함께 전시 관람 인증 사진을 올리신 뒤 확인을 받으시면 됩니다.

 

테리 보더(Terry Border)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철사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든 아티스트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나 사물에 철사를 접거나 구부려 팔다리를 붙여 캐릭터를 창조했지요. 벤트 아트는 ‘구부러진’이라는 뜻의 벤트(Bent)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빵, 쿠키(제 이름에 들어가 있는), 달걀, 과일, 손톱깎이, 립밤 등 다양한 음식과 사물이 그의 작품에 등장합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막힌 상상력으로 가득찬 작품들이 탄생했지요. 마치 한때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토이스토리’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의 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합니다.

테리 보더의 작품 세계는 커트 보네거트의 작품 세계와 묘하게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커트 보네거트는 냉소적이면서도 기묘하면서도 사람들을 결국 웃게 만드는 작가로 손꼽히지요.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협업한 곳은 사비나 미술관입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자리 잡은 은평구 내 최초의 현대 미술관입니다. ‘새롭게 하라, 놀라게 하라, 그리고 아름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는 미술관이네요.

 

<빅토리안 과일>, <D-DAY 출발>, <피어싱 치즈>, <마릴린 컵케이크>, 작품을 보며 웃고 또 웃고, 그리고...

 

갤러리 안을 슬슬 거닐며 테리 보더의 작품을 감상합니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지기도 하고 어떤 작품 앞에서는 슬며시 미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재채기, 어긋난 사랑>, <닭다리 커플>, <프리다 칼로의 콧수염> 등 작품 제목들마저 어쩌면 이리도 재치 있고 사랑스러울까요?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어느 지점이 있습니다. 그 지점은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이 전시회의 제목처럼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평범한 음식이라도 하루 세 끼 정성껏 잘 챙겨 ‘먹고(eat)’, 삶을 여행처럼 ‘즐기고(play)’,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며 ‘사랑하고(love)’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