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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 초지진여행 2024. 1. 26. 00:31
강화 초지 대교를 건너면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강한 비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세찬 바람도 함께 몰아칩니다.
잠시 당황했지만, 비 내리는 날의 초지진,
왠지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길을 재촉합니다.
초지진 쪽에서 바라본 강화 초지 대교 강화 초지 대교는 인천광역시의 강화군 길상면과
경기도의 김포시 대곶면을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길이는 1,200미터, 너비는 17.6미터로 2002년 8월에 개통하였지요.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다리 아래로 배가 지나갈 수 있습니다.
초지 대교를 건너면 곧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에 위치한 초지진에 이릅니다.
초지진은 조선 시대에 바다로부터 침입하는 적을 막기 위해 만든 요새입니다.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의 격전지이지요.
병인양요는 고종 3년(1866)에 대원군(1820~1898)의 가톨릭 탄압으로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로 쳐들어온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병인박해 때 중국으로 탈출한 리델 신부와 관련이 있습니다.
리델 신부 [출처: Wikimedia Commons] 펠릭스 클레르 리델(1830~1884)은 프랑스의 천주교 신부입니다.
파리 외방 선교회 소속으로, 1861년(철종 12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포교에 힘썼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1865년(고종 2년)에는 천주교 신도의 수가
무려 2만 3000명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천주교 박해를 겪게 된 신부는 박해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중국의 톈진으로 갔습니다.
그때 마침 그곳에는 프랑스의 극동 함대 로즈 제독이 있었습니다.
신부는 로즈 제독에게 조선에서 일어난 프랑스 신부들의 박해 사건을 전했습니다.
이에 로즈 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강화도를 침범하였지요.
이렇게 강화도에 들어온 프랑스 함대는 약 40일 만에 물러갔습니다.
조선 고종 8년(1871)에는 미군의 군함이 조선을 노립니다.
신미양요는 조선 고종 8년(1871)에 미국의 군함이 강화도 해협에 들이닥친 사건입니다.
미군은 대동강에서 불탄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빌미로
조선과 통상 조약을 맺으려고 침입했지요.
조선은 이들을 당당히 물리쳤습니다.
초지진 이 모든 사건들이 초지진에서 벌어집니다.
이곳은 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신미양요 때의 한 미군 대령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고 합니다.
‘조선의 군사들은 낡은 무기를 가지고 근대 무기를 갖춘 우리 군에 용감히 맞섰다.
그들은 끝까지 싸우다가 모두 전사했다.
이토록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는 군사들을 본 적이 없다.’
절로 마음이 내려앉고 고개가 숙여지는 기록입니다.
지금은 부질없는 빗소리와 바람 소리만 가득한데
그 당시는 이름 없는 군사들의 끓어오르는 함성 소리가 가득했겠지요.
괜스레 뜨거워지는 마음으로 초지진을 서성거립니다.
초지진 주변을 걷습니다.
저 멀리 강화 바다를 바라봅니다.
비는 계속 내립니다.
바람은 줄기차게 불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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